인류의 진화와 고기 섭취는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인류가 고기를 섭취하지 않았으면 현재와 같이 지구를 지배하고 있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인간과 같은 영장류인 침팬지와 고릴라라도 인간과 다른 특성을 보이는데 다음과 같은 것이 다릅니다. 뇌의 크기가 인간의 경우 다른 영장류에 비해 월등한데 침팬지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아래와 같습니다. 또한 소화기관의 크기도 상당히 작습니다. 마지막으로 근육의 정도도 인간의 경우 훨씬 덜 발달되어 있죠.

 

침팬지와 뇌크기 비교

 

 

왜 같은 영장류인데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요?


일단 인간의 소화기관이 축소가 된 것과 두뇌가 발달하게 된 것은 육식의 결과입니다. 고기를 많이 먹게 되면서 뇌용량이 커지게 된거죠. 현생인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만 하더라도 지금 인류의 뇌용량의 3분의 1인 400cc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현생 침팬지의 뇌용량도 400cc로 같은 수준이죠.


그런데 호모 에렉투스에 이르러 뇌용량의 급격한 상승이 이뤄져 900cc 까지 증가하고 호모사피엔스에 이르러 1150cc까지 증가하게 됩니다. 왜 육식이 두뇌의 발달을 이끌었을까요?


사실 두뇌는 차지하는 용적에 비해 대단히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기관입니다. 두뇌가 인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 밖에 안되지만 20% 이상의 산소공급과 혈류 공급을 필요로 합니다. 다른 영장류는 7-8%에 불과한 것을 생각하면 상당한 비율이죠.


또 같은 무게일 경우에는 두뇌는 근육이 소비하는 양의 20배 이상을 소모하죠. 따라서 고영양 음식을 섭취할 수 없는 동물의 경우에는 두뇌가 발달할 수 없습니다. 두뇌 뿐만 아니라 몇몇 기관이 차지하는 용적에 비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두뇌와 심장, 신장의 경우가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이 기관들이 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도 되지 않지만 에너지를 소모하는 비율은 절반을 넘지요.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기관들을 모아 비싼 조직 (Expensive-Tissue) 이라 부릅니다. [각주:1]


고 영양음식이란 바로 고기를 뜻 합니다. 영양이 밀적되어 있어서 적은 양을 섭취하고도 충분한 에너지를 섭취할 수 있죠. 같은 영장류인 침팬지는 주로 과일과 나뭇잎에서 영양을 섭취하기 때문에 6시간 이상 식사를 해야만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지요. 영양가 부족한 음식을 섭취하니 식사가 길어지고 섭취하는 음식의 양도 늘어남에 따라 소화기관도 커지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채식동물들은 육식동물들의 경우에 비해 굉장히 소화기관이 잘 발달되어 있죠. 


또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호모 에렉투스에 이르러 뇌용량이 급격히 상승하게 된 다른 이유는 바로 늘어난 사냥 실력에 있습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선 사냥 실력이 미천했기 때문에 사냥에서 많은 수확을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다가 호모 에렉투스에 이르러서는 사냥 실력이 늘어나 많은 고기를 얻을 수 있게 되었죠. 거기다 사냥실력은 훌륭한 사냥도구가 좌우하기 때문에 당연히 머리를 많이 써야 가능한 것이죠


거기다 사냥은 집단 운동입니다. 큰 동물을 잡으려면 많은 사람들이 협조를 해야 했죠. 서로간에 공동작업을 하려면 당연히 말이 통해야 하고 여기서 인간의 언어 능력이 크게 향상되게 됩니다.


인간이 직립하게 되면서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인류가 똑똑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모두 아는 사살일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살펴볼 것은 인간이 직립하게 되어 걸어다니게 된 것은 500만년 전 이전이고 뇌용량이 급격하게 늘어난 호모에렉투스가 나타난 것은 200만년 전 입니다.

 

단순히 직립이 두뇌발전을 이끌었다고 보기에는 300만년 이상의 시간 간격이 너무도 크죠. 여기에 큰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위에서 살펴본 육식의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뇌가 커지려면 상대적으로 다른 기관들이 줄어들어야 합니다. 포도당을 편식하는 뇌를 위해선 간에서 끊임없이 포도당을 공급해줘야 하므로 간은 작아질 수 없고, 하루 종일 펌프처럼 피를 순환시켜야 하는 심장이야 더 말할 것도 없죠. 줄일 수 없으면 먹는 음식의 양이나 질이 높아져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고기입니다. 

 

고릴라의 위풍당당함

 

고기는 고영양 식품이기 때문에 침팬지에 비해 적게 먹어도 되고 소화도 잘 되므로 소화기관이 복잡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따라서 뇌를 얻고 소화기관이 줄어들게 되죠. 인간의 소화기관은 침팬지의 60%에 불과합니다.


또 인간이 고기를 먹으면서 포기하게 된 것에는 소화기관만이 아닙니다 [각주:2] 바로 근육도 줄어들게 되죠. 인간이 아무리 근육을 증강시킨다고 하더라도 침팬지와 비교하면 보잘 것 없는 수준입니다. 뇌를 크게 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관의 손실이 필요한데 인간의 경우에는 근육과 소화기관인 것입니다. 근육이 작아져야 수렵 채집 생활에서 에너지를 적게 소모해 유리한 것이죠.  굶주림에 익숙했던 우리 선조들에게 근육은 쓸데 없이 에너지만 소모하는 놈으로 생존을 위해 필히 작아져야 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 입니다.

 



  1. The Expensive-Tissue Hypothesis: The Brain and the Digestive System in Human and Primate Evolution [본문으로]
  2. http://www.anthropology.northwestern.edu/people/faculty/leonard.html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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