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기본적으로 펠리오의 정의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펠리오 다이어트 즉 구석기 식단은 구석기인들이 먹었을 법한 음식들을 먹는 것입니다. 이 기준에서 생각하면 대부분의 먹을거리와 식습관은 정해집니다.

 

그냥 단순히 원시인들은 어떻게 음식을 먹었을까를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여기에 예외도 있습니다. 치즈나 버터같은 경우가 그 예가 되겠죠. 하지만 이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은 물어볼 것도 없이 답이 나옵니다. 바로 "과연 이 음식들을 원시인들이 먹었을까?" 자문 하는거죠.

 

 

1. 펠리오는 탄수화물을 끊는 식단이다?

 

펠리오는 탄수화물을 줄이는 식단이 아니라 곡물을 비롯한 정상적 신진 대사를 방해하는 음식들을 끊는 식단입니다. 펠리오가 저탄수화물 식단이라고 알려지게 된 것은 곡물을 제한함으로서 자연적으로 탄수화물 섭취가 줄어들게 되어 나온 생각이겠지요. 정말로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식단은 바로 엣킨스 다이어트입니다. 황제 다이어트라고도 알려진 엣킨스는 철저히 체중감량을 위해 저탄수화물에 촛점이 맞춰져 있지요.

 

하지만 펠리오는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먹는 음식을 제한합니다. 과일과 견과류를 일정 이상 먹지 못하게 하는 것도 이것과 맞닿아 있습니다. 원시인들이 과일과 견과류를 사시사철 풍족하게 먹었을리는  없겠죠. 따라서 펠리오를 한다고 무작정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서는 각종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초반에 넉다운되어서 "아~ 또 다이어트 실패"라고 좌절하게 됩니다.

 

펠리오는 절대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곡물이나 설탕같은 음식을 끊는 것입니다. 바나나나 고구마같은 좋은 탄수화물 음식을 먹어주는 것은 필수 입니다. 하루 100g 이상씩 꼭 먹어주십시오. 펠리오 식단을 단기 다이어트 법으로 알고 접근하면 분명히 실패합니다. 펠리오는 평생하는 식습관이죠. (물룐 요요도 없습니다.) (참고: 탄수화물은 얼마나 먹어야 할까?)

 

 

건강에 좋은 탄수화물

 

펠리오 식단을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어지럽다거나 두통이 생겼다고들 얘기합니다. 많은 경우에는 곡물 섭취를 줄임으로서 생기는 탄수화물 부족에 따른 현상일 경우가 많습니다. 탄수화물은 꼭 100g 이상을 섭취해줘야 신체가 원할히 돌아갑니다. 곡물을 제외한 어떤 음식에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있는 지는 전 게시글을 참고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좋은 탄수화물 식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와 별도로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해 주었는데도 어지러운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의사의 진찰과 진단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펠리오 다이어트 이전에 소화장애를 겪은 분들이라면 몸의 유해균들이 죽어서 생기는 신체 반응일 수 있습니다. 전문용어로 헥스하이머 반응(Herxheimer reaction)이라고 하는데요. 몸에서 바이러스나 세균 혹은 기생충들이 죽으면서 생기는 독성 때문에 생겨나는 자연스런 신체 반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헥스하이머 반응의 증상은 몸에 열이 나거나, 근육 통증, 한기, 두통, 피부 발진, 콧물, 멍한 느낌, 설사, 변비 등입니다. 이 증상을 겪는 사람들은 마치 감기에 걸린 듯한 느낌이 드는데, 몸의 신체가 더 열심히 회복하려면서 생기는 반작용입니다. (장내 세균은 탄수화물과 식이섬유를 먹이로 하는데, 탄수화물이 줄어들면서 굶어죽는 것이죠)

 

보통 이런 증상은 펠리오 식단을 시작하면서, 유해 병원균이 굶어 죽거나, 프로바이오틱 섭취를 늘림으로써 유해 병원균이 싸우다 죽거나, 항생제나 구충제를 통해 사멸하면서 생기고 대략 1주일에서 몇 주 안에 사라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 지방 섭취를 줄이면 더 빨리 뺄 수 있겠지?

 

펠리오의 핵심은 바로 지방의 섭취입니다. 바로 탄수화물을 태우는 체질에서 지방을 같이 태우는 체질로 바꾸는 것이죠. 흔히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지방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기 때문에 탄수화물과 같이 섭취량을 줄이려 합니다. 그러나 절대 지방 섭취를 줄여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늘려야지요. 여기서 지방섭취를 늘린다는 것은 의도적으로 삼겹살 같이 기름진 음식을 피하지 말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이 음식에는 지방이 많이 들어 있으니 피해야겠어." 혹은 "되도록 저지방 음식을 먹어야지" 라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좋은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해주는 것이 펠리오의 핵심입니다. 사실 인간은 지방의 고소한 맛을 좋아합니다. 선천적으로 인간이 지방을 선호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죠. 괜한 선입견 때문에 지방을 제한해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지방이 아니라 단백질을 너무 과다 섭취하는 것이 문제가 될 때가 많습니다. 적절한 지방과 탄수화물을 같이 섭취해주지 않고, 욕심껏 단백질 음식만 섭취한다면 각종 문제가 생깁니다. 이것을 단백질 독성이라고 하지요. 단백질은 과도하게 섭취하면 병이 됩니다. [각주:1]  (대체적으로 총 섭취 칼로리에서 단백질 비율이 35% 이상이 되면 독성이 발현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율이지, 총 섭취량이 아닙니다.)

 

그럼 얼마나 섭취해야 되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맛있는 기름진 음식

 

다시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죠. 원시인들이 사냥을 한 뒤에 등심만 떼어먹고 살았을까요? 아마도 모든 살코기 부위 뿐만 아니라 비계 부위 심지어는 내장, 눈, 뇌까지 먹었을 겁니다. 현대인들이 동물의 눈이나 뇌를 먹기는 좀 힘들겁니다. 그래도 여러 부위를 빠짐없이 골고루 먹는다면 따로 "단백질은 얼마나 섭취해야 되지?" "지방은 또 얼마나?" 라는 질문은 무의미합니다.

 

그냥 먹고 싶은대로 골고루 먹으면 되는 거지요. 칼로리니 섭취양이니 계산하지 않고, 몸이 땡기는대로 먹는 것이 펠리오입니다. 하지만 펠리오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살을 빼려는 과도한 욕심에 지방도 줄이고, 단백질이 많은 음식만 편식해 먹으려고 합니다. 대부분은 지방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지방 대신 단백질을 선호해서 나온 결과입니다. 저지방 음식이 좋다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방이 좋다는 패러다임으로 옮겨타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자연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 그것이 펠리오 입니다. 칼로리니 어쩌니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펠리오에서 제한하는 음식만 금하고, 허용하는 음식들을 몸이 땡기는대로 골고루 챙겨 먹으면 그것이 펠리오입니다. 계란은 노른자와 흰자가 어울려야 맛이 있고, 지방이 없는 닭가슴 살은 퍽퍽해서 맛이 없습니다. 굳이 먹기 싫은데, 이상한 선입견을 가지고 자신을 더 옥죌 필요가 없지요. 자연스럽게 먹다보면 이상적인 비율인 지방 65%, 탄수화물 20%, 단백질 15% 로 맞춰집니다. (칼로리 기준)

 

안그래도 펠리오로 못 먹는 음식들이 많은데, 거기다 더 스트레스를 더하는 일이 없도록 하면 좋겠네요. 펠리오는 단기 다이어트가 아니라 요요없이 평생가는 다이어트입니다. 말하자면 100m 단기 질주가 아니라 42.195Km 마라톤입니다. 닭가슴살이나 계란 흰자 혹은 단백질 보충제와 함께 평생 갈 분은 없을 것으로 믿겠습니다.


 

  1. http://perfecthealthdiet.com/2011/03/protein-for-athletes/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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