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집중하기가 힘들거나 기억하기 힘들 때가 있을 겁니다. 간단한 것도 기억이 안나서 한참동안 해메기도 하죠. 이런 현상은 뇌안개 (brain fog) 라고 흔히 불립니다. 이런 뇌안개 현상은 단순히 수면 부족에 따른 피곤함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닙니다. 충분히 수면을 취했는데도 멍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을 때가 있지요.
뇌 안개의 원인은 여러 원인이 있습니다. 일단 밀가루의 글루텐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밀가루를 끊고 나서 머리가 개운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뇌안개 증상은 채식 주의자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중요한 영양소인 철분이나 비타민 B가 결핍되기 때문이죠. 마찬가지로 밀가루는 중요 영양소의 섭취를 방해합니다. 1
탄수화물은 굉장히 중독적인 음식입니다. 특히 정제된 탄수화물은 매우 중독적입니다. 밀가루 음식을 못 끊어 고생인 사람은 있어도 시금치나 상추에 중독된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보통 현대인의 식단의 40-60%의 칼로리는 바로 이 탄수화물에서 오고 있습니다.
탄수화물 음식의 중독성
우리의 두뇌의 탄수화물 의존도는 개인에 따라 다릅니다. 두뇌의 뉴런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의 양은 먹는 음식에 따라 달라지는 데, 이 때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그 과정이 가속화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탄수화물 음식을 탐닉하는 것이죠. 밥을 먹어야 식사를 한 것 같다는 말이 있는데,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만족감을 느끼는데 신체가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게 되면 뇌로 가는 포도당이 줄어들지만 케톤으로 보충되는 것은 그에 못 미치기 때문에 불안감이나 허기를 느끼는 것이죠.
케톤은 인류 진화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구석기 인들은 곡물을 섭취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대인 기준으로는 반강제적으로 저탄수화물 식단을 실천했죠. 우리의 신체는 오랫동안 기아에 살아남도록 진화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케토시스입니다. 케톤은 인류 진화 역사에 있어서 에너지 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거죠.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것이 있는데 펠리오는 저탄수화물 식단이 아닙니다. 아마 펠리오에 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펠리오는 탄수화물을 끊는 식단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펠리오는 탄수화물을 끊는 식단이 아닙니다. 이미 기저질환이 있지 않다면 기본적으로 탄수화물을 제한하지 않습니다. 갑자기 탄수화물을 끊게 되면 굉장히 피로함을 느끼고 머리가 어지럽다는 느낌을 받는데 신체가 적응도 하기 전에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이거나 끊게 되면 이런 부작용을 낳게 됩니다.
펠리오에서는 현대 탄수화물 섭취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곡물을 끊기에 보통 자연스럽게 탄수화물 섭취량이 100g 이하로 줄어들게 됩니다. 채소로 보통 곡물 먹는 것 처럼 탄수화물을 보충하려면 대단히, 아주 대단히 많은 양을 먹어야 합니다. 보통 인간이라면 불가능에 가깝죠.
그러나 현대 식단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케톤은 그 활용성이 낮아집니다. 따라서 곡물 섭취가 줄어들더라도 바로 케토시스 상태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케토시스 상태에 접어드려면 대략 사람에 따라 1주일에서 3주 가량이 걸리게 되고 그동안은 피곤함이나 위에서 언급한 뇌안개 현상을 느끼게 되죠.
적응기 동안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양질의 지방과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주고 또한 물과 소금도 적절히 보충해주는 것은 필수입니다. 한가지 더 첨언하자면 운동을 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탄수화물 섭취량을 125g 이상으로 늘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펠리오 적응기 자체가 신체에 큰 무리를 주기 때문에 적응 중에는 무리한 운동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펠리오에 적응이 끝나게 되면 두뇌는 대략 50-75%의 에너지를 케톤에 의존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케톤체는 간에서 생산되지만 뇌에서도 자신을 위해 스스로 생산합니다. 탄수화물 섭취가 줄어들게 되면 뇌는 케톤을 스스로 만들어 쓸만큼 케톤은 신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거죠. 케톤이 중요하지 않다면 뇌가 케톤을 스스로 생산할까요? 2
탄수화물을 섭취하게 되면 뇌로가는 트립토판(아미노산)아 증가하게 됩니다. 트립토판은 증가하고 다른 혈중 아미노 산들은 인슐린에 의해 감소가 되기 때문에 졸린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하지만 초 저탄수화물 식단인 키토제닉 식단을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정신이 24시간 면도날처럼 날카로워지고 집중력이 종일 유지된다고 하죠.
흔히들 겪는 식사 후의 권태감으로 인한 집중력 감소는 전혀 없다고 합니다. 바로 변덕스러운 탄수화물 대신 일관적인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문제는 케토시스는 단 한번이라도 탄수화물 파티를 벌이게 되면 다시 적응하는데 1-3주 가량이 더 걸리게 됩니다.
키토제닉의 지구력 향상을 재밌게 표현한 그림
말하자면 등산을 고생 고생해서 일단 올라가기만 하면 정상에서 바람을 맞으면서 강도 낮은 쾌락을 24시간 느낄 수 있는데 단 한 번이라고 삐긋하면 다시 처음부터 고생해야 달성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펠리오는 키토제닉과 달리 초저탄수화물 식단은 아닙니다. 하지만 단 하루라도 펠리오를 벗어나 패스트 푸드 파티를 벌이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것은 아닙니다. 단순히 음식 중독 문제 때문이 아니라, 신체가 다시 케토시스에 적응하는데 많은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죠.
또한 초저탄수화물 요법 (VLC)나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많은 신경질환의 치료에 쓰이고 있습니다. 원래는 간질 치료에 주로 쓰이다가 최근에는 강박장애나 정신분열증의 치료에까지 활용되고 있습니다. 탄수화물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치매 위험도 증가하게 됩니다 당화반응 (Glycation) 이 참 문제인데 당이 단백질에 붙어 치매 위험성을 올리게 됩니다. 3 치매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건강한 지방과 품질 좋은 단백질 섭취를 늘려야 합니다. 4
원시인의 사냥
인간이 현재처럼 지구를 지배하게 된 것은 육식의 결과입니다. 일단 육식을 하려면 사냥을 해야 합니다. 사냥은 채집과 달리 머리를 필요로 합니다. 사냥을 하려면 도구를 만드는 능력과 서로간에 상호작용할 언어가 필요하죠. 결과로서 언어 능력의 발달과 도구 제작으로 인한 두뇌의 고도화, 그리고 소화기관의 단순화로 이어졌습니다. (소화기관이 단순화되었기 때문에 초식 동물과 달리 하루 종일 식사를 하지 않아도 되니 다른 활동에 몰두할 수 있게 된거죠. 같은 영장류인 침팬지의 경우만 하더라도 채식 위주의 식습관으로 인해 5-6시간을 식사로 보내야 합니다) 펠리오에 따르면 육식이 인류 발전을 이끌었고 곡식이 인류 퇴화를 만들어낸거죠. 물론 사회학적으로는 곡물이 인구팽창을 불러오긴 했습니다만 개개인의 건강은 퇴화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죠
- http://www.ncbi.nlm.nih.gov/pubmed/23346724 [본문으로]
- http://content.yudu.com/Library/A1voq7/TextbookofGuyton/resources/880.htm [본문으로]
- http://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2367001/ [본문으로]
- Sasaki N, Fukatsu R, Tsuzuki K, et al.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 in Alzheimer’s disease and other neurodegenerative diseases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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